오늘은 젠지세대 트렌드: 취미 부캐(부캐릭터) 활동을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나만의 또 다른 얼굴, 취미 부캐 시대
“본캐는 회사원, 부캐는 밤의 베이커”
요즘 Z세대는 한 가지 정체성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낮에는 직장인이자 학생이지만, 밤에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이거나, 빵을 굽는 홈베이커, 혹은 북튜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본업(본캐) 외에 자신만의 취미와 정체성을 담은 ‘부캐릭터(부캐)’를 운영하는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부캐 활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자신의 관심사를 정리하고 타인과 공유하며, 새로운 자아를 실험하는 공간입니다. SNS에 ‘취미 계정’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거나, 닉네임과 캐릭터를 바꿔 취미 활동만 집중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 A는 주중에는 정장을 입고 회사를 다니지만, 주말이면 꽃시장에 들러 꽃을 사고, 인스타그램 취미 계정에 ‘오늘의 꽃다발’을 올립니다. 혹은 학생 B는 평소엔 시험 공부에 바쁘지만, 책을 좋아해 북블로그를 운영하며 매달 책리뷰를 업로드하죠. 이처럼 취미 부캐는 현실의 나와는 또 다른 나를 위한 ‘디지털 자아’의 확장판입니다.
나의 취향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취미 계정
부캐는 ‘나답게’ 살아가는 또 다른 방법
Z세대는 단순히 취미를 즐기는 것을 넘어, 그 과정을 콘텐츠로 남기고 소통하는 데 능숙합니다. 베이킹을 즐기는 사람은 굽는 과정부터 결과물 사진, 레시피까지 꼼꼼히 기록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짧은 영상이나 블로그로 공유합니다. 이 모든 활동이 ‘취미 부캐’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계정들은 보통 본업과는 연결되지 않는 독립적인 공간으로 운영됩니다. 나의 현실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조금 더 감성적이고, 조금 더 나다울 수 있는 공간. 때론 이름도 바꾸고, 캐릭터도 새로 만들며, 현실에서 하지 못했던 표현을 자유롭게 시도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취미 계정은 일종의 정서적 피난처가 되기도 합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오롯이 즐기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위로를 얻습니다.
취미 부캐 활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Z세대는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한 디지털 세상 속에서 ‘부캐’를 통해 자신만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부캐’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커리어의 가능성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
놀라운 점은, 이렇게 시작한 취미 부캐가 때로는 새로운 커리어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일러스트를 그려 올리던 부캐 계정이 인기를 얻어 굿즈를 제작하거나, 플라워 클래스 사진을 올리던 취미 계정이 실제 꽃집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Z세대는 본캐와 부캐를 명확히 구분하기보다, 취미 부캐를 삶의 또 다른 축으로 적극 활용합니다. 회사에서 받는 성취감이 부족하다면, 부캐 활동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자율성과 창의력을 경험합니다.
유튜브에서 ‘직장인 브이로그’, ‘북튜버 일상’, ‘베이킹 ASMR’ 등의 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본캐와 부캐가 교차하며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구조인 것이죠.
브랜드나 플랫폼들도 이런 흐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취미 기반 SNS, 창작 플랫폼, 클래스 운영 서비스 등이 부캐 활동에 최적화된 콘텐츠 제작과 커뮤니티 지원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Z세대는 더 이상 하나의 직업, 하나의 모습으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습니다. ‘부캐’는 나의 다른 면을 발견하고, 표현하고, 세상과 연결하는 또 하나의 창구입니다. 현실과 취미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나만의 취향을 세상과 나누는 부캐 활동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Z세대의 삶의 방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본캐로 살아가고 있나요? 그리고, 당신의 부캐는 무엇을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