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AI가 창작물로 시도 쓸수 있다는걸 알리려 한다.
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계산기나 반복 작업의 도구를 넘어, 감성과 예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詩)'는 인간의 내면과 정서를 언어로 표현하는 가장 감성적인 예술 중 하나다. 그런데 이제 이 감성의 결정체를 AI가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최근 발전한 생성형 AI 기술은 특정한 스타일이나 감성을 반영한 시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정교해졌다. 이 글에서는 AI가 어떻게 시를 창작하는지, 그 과정에서 반영되는 감성과 스타일, 그리고 인간과 AI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1. 알고리즘으로 빚어낸 감성: 시 생성의 원리
AI가 시를 쓴다는 것은 곧 언어를 이해하고, 조합하며, 특정한 분위기와 의미를 표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시 생성에 사용되는 인공지능 모델은 대개 대규모 언어 모델로, 수십억 개의 문장과 단어, 문학 작품 등을 학습한 뒤 특정 입력에 맞춰 글을 생성한다. GPT, BERT, Claude와 같은 언어 모델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단순한 문장 생성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슬픈 가을의 오후, 낙엽과 이별"이라는 주제를 주면, AI는 이와 관련된 수많은 시적 표현을 조합해 적절한 감정을 담은 시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AI는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문맥, 리듬, 운율, 비유적 표현 등 다양한 문학적 장치를 반영한다. 중요한 점은, AI가 스스로 감정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데이터 속에서 감정의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언어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는 시를 생성할 때 크게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첫째는 문맥(Context)이다. 주어진 주제나 키워드, 시적 분위기를 문맥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는 단어와 표현을 선택한다. 둘째는 구조(Structure)로, 시의 행, 연, 운율 등을 분석해 시의 형식을 갖춘다. 마지막은 감성(Tone)이다. 슬픔, 기쁨, 외로움 등 특정 감정에 맞춰 단어를 배치하고, 문장을 구성한다. 이처럼 AI는 논리적 판단을 바탕으로 감성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시를 창작하고 있다.
2. 스타일을 반영한 시 창작: 고전에서 현대까지
AI 시 생성의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의미 있는 문장’을 넘어서, 특정 시인의 문체나 시대의 정서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소월 스타일의 시를 써줘"라고 요청하면, AI는 김소월이 사용했던 표현 방식,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별, 고향, 그리움 등), 그리고 고유한 리듬과 어조를 학습 데이터에서 추출하여 유사한 스타일의 시를 생성한다.
이러한 스타일 반영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가능하다. 하나는 학습 단계에서 시인의 작품을 대량으로 학습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은 특정 시인의 언어 패턴과 문체를 모델이 내면화할 수 있게 한다. 또 다른 방식은 생성 단계에서 프롬프트(prompt)를 통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용운의 철학적인 감성을 담아" 혹은 "하이쿠 형식으로 자연의 정취를 표현해줘" 같은 요청이 이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AI는 고전적인 형식뿐 아니라 현대적인 자유시, 실험시, 미니멀리즘 시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시각적인 이미지나 음악을 기반으로 한 ‘멀티모달 시’도 생성 가능하다. 예를 들어, 특정 이미지(노을 진 바다 사진)를 입력하면 그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은 시를 작성하거나, 특정 음악을 분석해 분위기에 맞는 시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문학이 가지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창작 가능성을 열어준다.
3. 인간과 AI의 협업: 문학의 미래를 다시 쓰다
AI가 시를 쓴다고 해서 인간 시인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는 창작의 새로운 도구이자 동반자로 작용한다. 작가는 AI가 제시한 시 초안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거나, 기존 시를 발전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를 ‘공저(co-author)’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다.
예를 들어, 작가는 시의 주제와 감정을 구체적으로 설정한 후, AI에게 초안을 요청한다. 그 초안 중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표현을 선택하거나, 직접 수정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다. 때로는 작가가 창작에 어려움을 느낄 때, AI가 제안하는 단어나 문장이 창작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AI는 창작의 영감을 확장시키는 ‘제2의 시적 자아’ 역할을 한다.
또한, AI 시 창작은 교육적 목적으로도 유용하다. 학생들이 다양한 시 스타일을 체험하거나, 창작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교사는 AI가 생성한 시를 예시로 활용하며 수업을 진행할 수 있고, 학생들은 자신만의 시를 쓸 때 AI의 도움을 받아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된다.
한편, AI 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기계가 과연 진정한 시를 쓸 수 있는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체험과 내면의 고뇌, 그것이 시의 본질이라면 AI의 창작은 단지 "모방"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인간 창작자의 독창성과 깊이를 더욱 강조하게 해준다. AI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인간에게 달려 있다.
마무리하며: 기술로 빚은 감성의 언어
AI가 만드는 시는 단순한 기계의 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만든 데이터, 문학, 감정, 그리고 기술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우리는 AI를 통해 더 많은 창작 실험을 할 수 있고, 새로운 감성의 언어를 발견할 수 있다. 시는 더 이상 혼자 쓰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인간과 AI가 함께 감정을 노래하고, 삶을 기록하는 시대다.